본문 바로가기

책 리뷰, 책 추천

무엇이 정말 중요한 것일까? - 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이 글은 [천 개의 찬란한 태양]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

505p
마리암은 이 마지막 순간에 그렇게 많은 걸 소망했다. 그러나 눈을 감을 때, 그녀에게 엄습해온 건 더 이상 회한이 아니라 한없이 평화로운 느낌이었다. 그녀는 천한 시골 여자의 하라미(사생아)로 이 세상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불쌍하고 유감스러운 일이었다. 그녀는 잡초였다. 그러나 그녀는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는 사람으로서 세상을 떠나고 있었다. 그녀는 친구이자 벗이자 보호자로서 세상을 떠나고 있었다. 어머니가 되어, 드디어 중요한 사람이 되어 이 세상을 떠나고 있었다. 마리암은 이렇게 죽는 것이 그리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 나쁜 건 아니었다. 이건 적법하지 않게 시작된 삶에 대한 적법한 결말이었다
.
.
.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여자 라일라와 마리암. 그러나 둘 모두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이란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으로 태어나는 일은 미안하게도 안타깝다. 앞으로 살아갈 커다란 삶의 족쇄를 출생과 동시에 발목에 채우는 것과 같다.

여성이란 이유로 누리지 못했던 자유, 교육 그리고 사랑. 마리암과 라일라는 서로에게서 그리고 자식 아지자와 잘마이에게서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이슬람 문화는 분명 여성에게 많은 자유를 앗아간다. 그러나 한편으로 아버지들 또한 피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리암을 시집 보내야 하는 아버지의 마음, 하라미(사생아)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결국 마리암의 아버지 잘릴을 죽기 전까지 그 선택을 후회하게 만들었다. 사생아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기에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이다.

그들의 잘못이 아닌데 왜 그들에게 짐을 지우는가?

전쟁, 탈레반의 지배, 가부장적 남성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은 결국 마리암의 살인과 종전으로 해소되지만, 끊임없는 내전은 아직 위험들이 근처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되새겨준다.

타리크와의 재회에 기뻤고, 마리암의 사형에 슬펐으며 라시드의 행동에 분노했고, 라일라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싶으며, 잘릴이 저질렀던 실수를 비판하고 위로하고 싶다.
아무리 문화가 그렇다고 한들, 마리암에게 상상도 못할 큰 고통과 죽음까지 주었으니까.

“무엇이 정말로 중요한 것인가?”
이것이 이 책의 주제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문화에 저항하지 못하고 자신의 딸을 팔아버린 아버지의 실수. 우리는 무엇이 중요한 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후회하게 될 것이다.

훗날 이슬람, 중동지역을 가게 된다면, [연금술사]와 더불어 생각날 것 같은 책이다.